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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 태평양 공백부터 개명 논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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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공모함

거대한 갑판 위로 전투기가 오르내리던 상징이, 지금은 태평양과 중동 사이를 오가며 빈틈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항공모함을 찾는 독자라면 아마도 ‘왜 이 상징이 애물단지라는 말까지 듣게 됐는가’를 먼저 묻고 있을 텐데요. 답은 단순합니다. 미국이 항공모함을 중동으로 보내는 사이 서태평양에는 공백이 생겼고, 그 공백은 유지비와 장기 배치 피로, 함재기 대형화, 드론항모 같은 대안 논의까지 한꺼번에 끌어올렸습니다.

부두에 오래 머문 배는 본래의 위압감보다 생활감이 먼저 보이기 마련입니다. 태국 경항모가 관광거리처럼 전락했다는 사례부터, 5000명을 태운 채 240일 넘게 바다 위에 고립된 미 항모의 사정, 그리고 ‘도리스 밀러’함 명칭을 둘러싼 개명 검토까지 이어지며 항공모함은 이제 군사력의 상징이면서 동시에 부담의 표본이 됐습니다.

중동으로 향한 항모가 태평양에 빈자리를 남기자, 공백의 무게가 드러났습니다

먼저 자리를 비운 것은 전함 한 척이 아니라 전력의 균형이었습니다. 미국은 조지 워싱턴 항모를 중동으로 보내며 서태평양 항모 공백을 만들었습니다. 태평양에 있어야 할 항모강습단이 다른 전장으로 이동하는 순간, 지역 안보를 떠받치던 거대한 기둥 하나가 비어 보이기 시작한 셈입니다. 항공모함은 단순한 선박이 아니라 전투기와 지원 전력을 함께 실어 나르는 이동식 기지이기 때문에, 그 부재는 곧바로 존재감의 빈칸으로 읽힙니다.

그 빈칸은 오래 버티는 쪽에도 무게를 남겼습니다.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는 270일이 넘는 장기 배치 끝에 승조원과 항공기 상태가 나빠졌다고 전해졌습니다. 바다 위에서 1년 가까운 시간을 보내는 동안 함재기와 인력 모두 소모됩니다. 갑판은 그대로인데, 그 위를 오르내리는 장병과 항공기의 컨디션이 한계에 가까워지는 장면은 항모의 화려한 외관과는 다른 현실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항공모함의 문제는 한 번의 출항이 아니라, 어디에 얼마나 오래 세워 두느냐의 문제로 바뀌었습니다. 중동 파견은 임무상 불가피할 수 있지만, 그 순간 태평양의 안보 공백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뒤따릅니다. 커다란 배 한 척의 이동이 곧 동맹의 체감과 주변국의 계산을 흔드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함재기는 더 커지고 유지비는 더 무거워지면서, 항모의 값어치가 다시 따져지고 있습니다

항공모함을 둘러싼 논쟁이 길어지는 배경에는 돈과 구조의 문제가 함께 있습니다. 항모는 애초에 값비싼 무기체계인데, 최근에는 함재기 대형화까지 겹치면서 부담이 커졌습니다. 전투기를 실어 나르기 위해 더 큰 갑판과 더 큰 지원 체계가 필요해지고, 그만큼 운용비와 정비 부담도 눈덩이처럼 불어납니다. ‘돈 먹는 하마’라는 표현이 그냥 수사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드론항모가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습니다. 사람을 태운 거대한 항모를 유지하는 대신, 무인 전력을 기반으로 한 새로운 플랫폼이 등장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물론 아직은 대체라기보다 가능성에 가깝지만, 항공모함이 더 이상 유일한 답은 아니라는 점을 드러내는 상징적인 변화입니다. 바다 위의 거함이 기술의 진보 앞에서 다시 계산대에 오른 셈입니다.

태국 경항모가 부두에서 관광거리처럼 보이게 됐다는 사례는 이 변화의 다른 얼굴입니다. 함정은 떠 있을 때만 전력이 아니라, 유지와 활용이 맞물려야 제 역할을 합니다. 움직이지 않는 항모는 전력보다 풍경에 가까워지고, 그 순간 거대한 선체는 존재만으로는 가치를 증명하기 어려워집니다. 항공모함의 무게는 철판보다 운영에서 더 선명하게 드러납니다.

흑인 전쟁영웅의 이름이 트럼프함으로 바뀌느냐는 질문까지, 상징도 흔들리고 있습니다

최근 논란은 단지 전력 운용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미 해군이 흑인 전쟁 영웅의 이름을 따 붙인 항공모함 명칭 변경을 검토하면서, 상징의 정치성까지 수면 위로 올라왔습니다. 진주만 공습 당시 활약한 흑인 병사 도리스 밀러의 이름을 딴 항공모함이 개명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함정의 이름조차 더 이상 중립적인 표지가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름은 배의 철판보다 오래 남는 기억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도리스 밀러함을 둘러싼 논의는 단순한 작명 문제가 아니라, 미국 해군이 누구를 기억하고 누구를 지우려 하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번졌습니다. 항공모함은 원래 국가의 의지를 상징하는 존재였지만, 지금은 그 상징 자체가 정치와 역사 논쟁의 무대가 되고 있습니다. 배가 움직이지 않아도 이름은 파도를 일으키는 셈입니다.

앞으로 볼 것: 항공모함은 전력 공백을 메울지, 새로운 부담으로 남을지 지켜봐야 합니다

  • 조지 워싱턴 항모의 이동 이후 태평양 전력 공백이 얼마나 길어질지 봐야 합니다.
  •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처럼 장기 배치가 반복될 때 승조원과 항공기 피로가 어디까지 쌓일지 주목됩니다.
  • 드론항모와 기존 항공모함의 경쟁이 실제 전력 구상으로 이어질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항공모함은 여전히 강력하지만, 지금은 강함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단계에 들어섰습니다. 바다 위 거함이 다시 전장의 중심으로 돌아올지, 아니면 부담을 덜기 위한 다른 해법에 자리를 내줄지, 그 갈림길이 눈앞에 와 있습니다. 비슷한 시각 급상승한 다른 이슈는 아래에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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