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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임금격차, 여성 월평균 임금 64.8%로 벌어진 현실
월급날 통장이 잠잠한 쪽은 누구였을까.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이 31일 양성평등주간을 맞아 분석한 ‘2026 한국의 성인지 통계’에는 그 답이 숫자로 또렷하게 찍혔습니다. 여성 노동자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64.8% 수준이었고, 임금이 낮은 구간으로 갈수록 여성의 비중은 더 짙어졌습니다.
특히 월 200만원 미만을 받는 노동자 가운데 여성은 70%에 달했습니다. 반대로 월 500만원 이상 구간으로 올라가면 여성 비중은 20%대로 내려앉았습니다. 같은 월급봉투를 떠올려도, 누구에겐 아직 도착하지 않은 약속이고 누구에겐 이미 먼 언덕처럼 보이는 이유가 여기에서 드러났습니다.
200만원 아래에서는 여성이 10명 중 7명이었고, 500만원 이상에서는 자리가 급격히 줄었습니다
분석의 출발점은 임금 구간이었습니다. 월급이 적을수록 여성의 얼굴이 더 많이 보였고, 금액이 올라갈수록 그 비중은 빠르게 희미해졌습니다. 월 200만원 미만 구간에서 여성 비율이 70%에 달했다는 것은, 저임금 노동의 무게가 여성에게 더 크게 쏠려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편은 더 선명했습니다. 월 500만원 이상을 받는 구간에서 여성은 20%대로 떨어졌습니다. 숫자만 보면 단순한 비율 변화 같지만, 현장에서는 완전히 다른 풍경입니다. 한쪽에서는 생활비를 맞추기 위해 매달 숨을 고르고, 다른 쪽에서는 고임금 구간의 문턱에서 여성의 발걸음이 눈에 띄게 가벼워지지 못했다는 의미로 읽힙니다.
여기서 성별임금격차는 단순히 ‘얼마를 덜 받았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어느 구간에 더 많이 몰려 있는지, 어떤 일자리가 여성에게 더 자주 배정되는지까지 함께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낮은 구간에 사람이 많이 쌓일수록 평균은 더 낮아지고, 그 평균은 다시 다음 선택을 좁히는 벽이 됩니다.
여성의 월평균 임금이 남성의 64.8%에 그친 뒤, 월 154만7000원 차이가 남았습니다
이번 통계의 핵심은 평균에서도 확인됐습니다. 여성 임금근로자의 월평균 임금은 남성의 64.8% 수준이었고, 기사에 따라서는 남성 대비 65%에도 못 미친다고 정리됐습니다. 머니투데이 보도에서는 여성과 남성의 월평균 임금 차이가 154만7000원으로 제시됐습니다. 같은 한 달을 일했는데도, 통장에 찍히는 숫자는 서로 다른 궤도를 그린 셈입니다.
또 하나 눈에 띄는 대목은 여성 임금근로자의 절반 이상이 월 300만원 미만 구간에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저임금 일자리에 여성이 집중되는 양상이 뚜렷하다는 해석이 뒤따랐고, 같은 업종과 직업에 종사하더라도 성별 임금 격차가 반복해서 나타난다는 점도 함께 지적됐습니다. 겉으로는 비슷한 노동인데도 임금표의 아래쪽에 더 오래 머무는 구조가 확인된 것입니다.
즉, 이번 수치는 특정 개인의 선택만으로 설명되기 어렵습니다. 임금 구간의 분포, 직무 배치, 업종 내 격차가 겹치며 평균을 끌어내립니다. 그래서 이 숫자는 한 번의 충격이 아니라 오래 누적된 경향에 가깝습니다. 성별임금격차가 단지 통계표의 한 줄이 아니라 노동시장의 지형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맞벌이 가정의 저녁 2시간27분과 1시간11분도 같은 구조 위에 놓였습니다
임금 격차는 일터에서 끝나지 않았습니다. 같은 날 공개된 생활시간 통계에서는 맞벌이 부부의 집안일 시간이 여성 2시간27분, 남성 1시간11분으로 나타났습니다. 숫자를 바꿔 읽으면 여성이 남성보다 두 배가 넘는 시간을 집안일에 쓰고 있다는 뜻입니다. 일하고 돌아와서도 또 다른 노동이 이어지는 장면이 이 수치 속에 담겨 있습니다.
유급노동과 여가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남성이 더 길었습니다. 그러니 맞벌이 가정에서도 하루의 무게는 똑같이 나뉘지 않았습니다. 밖에서 버는 돈의 크기와 집 안에서 쓰는 시간이 한 방향으로 기울어질수록, 여성에게 남는 것은 더 짧은 휴식과 더 많은 돌봄 부담이 됩니다.
그래서 이번 성별임금격차 통계는 임금표만의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저임금 구간에 몰리는 구조, 같은 일에서도 반복되는 격차, 그리고 집 안에서 되돌아오는 추가 노동까지 서로 맞물려 있었기 때문입니다. 월급봉투와 가사노동 시계가 따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여도, 실제로는 같은 울타리 안에서 서로를 밀어내고 있었습니다.
임금 공개와 개선 장치가 함께 가야 한다는 요구가 더 커졌습니다
정책 논의도 속도를 냈습니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고용평등공시제 도입 논의가 본격화하고 있고, 국회 토론회에서는 단순한 정보 공개를 넘어 기업의 자가 진단과 개선 활동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왔습니다. 임금 격차를 드러내는 데서 멈추지 않고, 그 격차를 줄이는 장치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입니다.
이 흐름은 숫자가 공개된 뒤에야 비로소 보이는 현실과 맞닿아 있습니다. 월 200만원 미만 구간의 여성 비중, 월 500만원 이상 구간의 급격한 감소, 남성의 64.8%에 머문 여성 평균임금은 모두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왜 격차는 계속 재생산되는가, 그리고 그 고리를 어디서 끊을 것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앞으로 볼 것
- 고용평등공시제가 실제로 기업의 임금 구조 개선으로 이어질지 지켜봐야 합니다.
- 같은 업종·직업 안에서 반복되는 성별임금격차가 어디서 생기는지 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합니다.
- 임금 격차와 가사·돌봄 시간 격차가 함께 줄어드는지 향후 통계가 관건입니다.
이번 성별임금격차 통계는 숫자 하나로 끝날 이야기가 아니었습니다. 임금, 직무 배치, 가사노동이 한 줄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을 다시 보여줬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시각 급상승한 다른 이슈는 아래에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