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육아휴직
육아휴직 동료 지원금 집행률 6.6%, 왜 이렇게 안 쓰였나
육아휴직자의 빈자리를 메운 동료에게 보상하도록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는 있었지만, 현장에서는 그 돈이 좀처럼 나가지 않았습니다. 지난해 예산 집행률은 6.6%에 그쳤고, 올해 지원액을 3배로 늘렸는데도 지난달 말 기준 집행률은 20%가 채 되지 않았습니다.
숫자만 보면 더 선명합니다. 제도는 분명 있었는데, 실제로는 예산의 대부분이 남아 있었습니다. 육아휴직을 둘러싼 지원이 늘고 있다고 해도, 동료에게 돌아가야 할 보상은 제도 문턱 앞에서 멈춰 선 모습이었습니다.
동료에게 돈을 더 줘야 한다고 먼저 말해야 했던 순간, 신청은 시작부터 조용했습니다
정부가 운영한 것은 육아휴직자의 업무를 나눠 맡은 동료에게 금전 보상을 하면 사업주를 지원하는 제도였습니다. 취지는 분명했습니다. 휴직자가 빠진 자리의 업무 공백을 주변 동료가 떠안는 현실을 돈으로라도 덜어보자는 것이었는데요. 그런데 지원금을 받으려면 절차의 첫 단추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자료에 따르면 지원금을 받으려면 휴직자가 먼저 사업주에게 “동료에게 돈을 더 줘야 한다”고 알려야 했습니다. 눈치 보며 요청하라는 말이 붙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조직 안에서 휴직자가 먼저 보상 이야기를 꺼내야 하는 구조라면, 제도가 있어도 입 밖으로 꺼내는 순간부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습니다.
그 결과는 집행률로 드러났습니다. 지난해에는 6.6%에 머물렀고, 올해는 지원을 키웠는데도 지난달 말까지 20%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제도는 존재했지만 현장에서는 잘 쓰이지 않았고, 예산은 남았습니다. 숫자가 낮다는 사실보다 더 뼈아픈 대목은, 그 낮은 숫자가 일회성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작년 6.6%에서 올해도 20% 미만, 예산을 늘려도 현장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이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한 항목의 집행률이 낮아서가 아닙니다. 육아휴직은 개인의 선택이 아니라, 일과 돌봄을 함께 지탱하는 사회적 장치와 맞닿아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동료 보상 지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휴직자의 빈자리를 메우는 사람은 여전히 주변의 배려에 기대게 됩니다.
올해 지원액을 3배로 확대했다는 대목은 정부도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하지만 돈을 더 넣는 것만으로는 부족했습니다. 지난달 말까지도 집행률이 20%를 넘지 못했다는 사실은, 현장에서는 제도보다 절차가 더 크게 느껴졌다는 방증입니다. 쓰기 어려운 지원금은 결국 책상 위 숫자로만 남습니다.
이 문제를 더 크게 보게 만드는 배경도 있습니다. 정부는 고용보험 제도 개편을 추진하며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를 실업급여 계정에서 분리하고 보험료율을 손보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습니다. 고용보험 재정의 틀 자체를 흔드는 논의가 나오는 이유는, 육아휴직과 돌봄 지원이 더 이상 주변부 항목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육아휴직 지원을 둘러싼 재정 논의가 커질수록, 현장 체감은 더 예민해졌습니다
한국노총은 고용노동부의 제도 개편안 발표 직후 “국가책임을 보다 강화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육아휴직급여 등 모성보호급여를 고용보험 실업급여 계정에서 분리하고 보험료율을 인상하는 흐름 속에서, 단순히 부담을 나누는 방식만으로는 안 된다는 문제의식이 읽힙니다. 재정 구조를 손보는 논의와 현장 체감 사이의 간극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같은 맥락에서 단기 육아휴직 도입도 눈에 띕니다. 자녀의 방학이나 갑작스러운 질병처럼 단기간 돌봄이 필요할 때 1주 또는 2주씩 사용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됐습니다. 휴직의 형태가 더 세분화될수록, 그 빈자리를 메우는 동료 지원의 중요성도 함께 커집니다. 하지만 지금 드러난 집행률은 그 연결고리가 아직 매끄럽지 않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결국 문제는 제도의 존재 여부가 아니라, 현장에서 실제로 꺼내 쓸 수 있느냐에 있습니다. 휴직자도, 동료도, 사업주도 서로 눈치를 덜 보고 움직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면 지원금은 남고 부담은 남습니다. 육아휴직이 더 일상적인 선택이 되려면, 그 곁의 지원도 숫자보다 체감으로 작동해야 합니다.
앞으로 볼 것, 지원금이 아니라 신청 구조가 먼저 바뀌는지 지켜봐야 합니다
- 육아휴직 동료 지원금의 신청 방식이 더 간단해지는지 여부
- 올해 20% 미만에 머문 집행률이 하반기 들어 반등할지 여부
- 고용보험 개편과 모성보호급여 재정 분리가 현장 체감으로 이어질지 여부
육아휴직을 둘러싼 제도는 늘었지만, 정작 현장에서 손에 잡히는 지원은 아직 부족해 보입니다. 돈을 얼마나 넣느냐 못지않게, 누가 어떤 방식으로 신청하고 누구의 눈치를 덜 보게 되느냐가 다음 변화의 갈림길이 될 전망입니다. 비슷한 시각 급상승한 다른 이슈는 아래에서 이어집니다.